부적(符籍)은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귀신을 쫒는 종이쪽지나 어떤 물건을 가리킨다. 符(부)는 ‘부호’라는 뜻이고 籍(적)은 ‘문서’를 가리킨다. 일단 귀신이 붙어 있으면 되는 일이 없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귀신은 사람에게 붙을수도 있고, 방이나 사무실에 붙어 있을수도 있다. 만약 이런 귀신이 인간과 같이 공존해 있으면 운(運)에 방해를 받는다고 본다. 공동묘지를 불도저로 밀고 택지를 조성해서 그 땅에 주택이나 아파트를 짓는 수가 있다. 이런 아파트에 들어가면 공동묘지에 살고 있던 귀신들과 아파트에 사는 거주자가 서로 동거하는 셈이다.
동양사상에서 체용론(體用論)이 있다. 體는 골격이고 用은 방법이다. 체가 가치관이고 세계관이라고 한다면 용은 현실 대응력 내지는 적응력이라 하겠따. 체가 사상이고 형이상학이라고 한다면 용은 현실에서 나타나는 물리적 파워라고 하겠따. 체가 道와 德이라고 한다면 용은 ‘돈’이다. 도덕이 있지만 돈과 조직이 없으면 체는 있지만 용이 없는 셈이다. 반대로 돈은 있지만 도덕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태를 보통 천민자본주의라 부른다. 도사를 바라볼 때에도 마찬가지이다. 체와 용을 모두 보아야 한다. 그러나 체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도사로서 가장 돋보이는 대목은 예언 능력이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이야말로 엄청난 능력이다. 현대의 인공지능 가지고도 인간의 운명과 사회변화를 예측하지 못한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가 미래에 대해서 무슨 물결 이라고 하면서 예언했지만 머리에 남는 것은 하나도 없다. 수식어만 거창하다. 미래학자라고 하고, 무슨 첨단 분야처럼 떠들지만 내가 보기에 생활에 적용할만한 실속 있는 미래예측은 없었다. 백인이 울리는 공허한 꽹과리 소리만 듣고 사람들은 머리를 조아린다. 미래예측도 서양 백인들이 하면 ‘미래학’이 되고, 한국 토종들이 하면 ‘점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지역의 색깔도 달라진다. 지금은 호남이 민주당에 표를 몰아주는 지역이 되었지만, 과거에는 도사가 많았던 지역이다. 여기서 말하는 ‘도사’란 일종의 마지널 맨(marginal man)에 해당한다. 경계인 내지는 변두리 인생이다. 도사는 산에서 사는 자연인 이기도 하였지만 부잦집 사랑채에 기식(寄食)하는 인생이기도 하였다. 전라도의 만석군 집들이 그러한 기식을 가능하게 했다. 들판이 적었던 경상도는 상대적으로 이러한 마지널 맨들의 장기 무료 숙박이 적었다고 여겨진다. 전라도에는 도사뿐만 아니라 판소리꾼, 풍수와
명기 천녀화로부터 ‘사람의 번개’를 맞은 뒤에는 다음 순서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은 땅에서 맞는 번개였다. 하늘의 번개, 사람의 번개, 그 다음에는 땅에서 맞는 번개. 땅의 번개는 어떤 번개인가. 번개가 잘 때리는 지역에서 기도를 드리는 것이다. 번개가 잘 때리는 장소는 어떤 곳이란 말인가? 바위가 많은 곳이다. 바위 속에는 광물질이 함유되어 있기 마련이다. 광물질은 전기가 잘 통한다. 광물질 중에서도 특히 철분이 많이 작용한다. 즉 바위 속에 철분이 많은 지점에서 기도를 드리면 기도발이 잘 받고, 번개도 잘 때린다. 미국 애리조
천지인 3개의 번개 가운데 사람의 번개. 즉 사람으로부터 기운을 받는 인뇌(人雷)의 의식을 치르기 위해서는 거기에 맞는 장소가 필요했다. 그 장소는 범굴이었다. 범이 살고 있는 굴이라고 해서 범굴이었다. 조선시대에는 이 범굴에서 호랑이가 살면서 새끼도 키우는 굴이었다. 유람객들이 남긴 두류산록(頭流山錄)의 기록을 보면 이 범굴 위에 문창대가 자리잡고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호랑이가 안전하게 새끼를 낳을 정도로 이 굴의 위치는 절벽의 가파른 난간에 자리잡고 있었다. 법계사의 문창대 너럭바위는 아래에서 보면 커다란 통바위이다. 문창대에
우뢰도 자세히 들어가면 11가지 종류가 있다는 게 ‘주역’의 메시지이다. 한 종류가 아닌 것이다. 번개에 대해서 이처럼 다양하게 사고한 이유는 무엇일까. 천둥에 대한 사색이다. 그만큼 천둥번개가 고대인들에게 가장 강력한 에너지, 충격으로 느껴졌던 것이다. 번개 밑에 땅이 있는 뇌지예(雷地豫), 호수 밑에 번개가 있는 형국인 택뢰수(澤雷隨), 번개 위에 다시 불이 있는 화뢰서합(火雷噬嗑), 바람 위에 번개가 있는 뇌풍항(雷風恒), 천뢰무망(天雷無妄), 뇌천대장(雷天大壯), 번개가 물 위에 있는 뇌수해(雷水解), 번개가 더블로 겹쳐 있
번개라고 해서 다 같은 번개가 아니다. 천둥벼락파는 이 번개를 세분할줄 안다. 전문가는 세분할줄 아는 사람이다. 번개에 따라서 그 효과가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봄에 치는 번개, 가을에 치는 번개가 다르다. 이 번개의 비밀에 대해 문자로 밝혀 놓은 인물은 대만 장개석 정권의 국사를 지냈던 남회근 선생이다. 역대 중국 도사들의 무림 비급을 전수 받았던 인물이다. 중국 도사들도 역시 번개를 중시했던 것이다. 한번 천둥벼락이 지상에 때리면 그 효과로 인해 수십톤의 비료가 생산된다고 여겼다. 수십톤의 비료? 농경사회에서 이 비료가 있어야
지리산은 가로가 40km. 세로가 30km가 되는 큰 산이다. 그래서 동서남북이 다 다르다. 형세도 다르고, 땅 속에서 솟아 나오는 기운의 칼라도 약간씩 다르고, 특산품도 다르다. 당연히 사람들의 기질도 다르다. 예를 들어 남쪽인 화개.하동에는 질 좋은 차(茶)가 배출되는 지역이고, 북쪽인 실상사와 마천쪽에는 옻이 많이 나와서 이 옻으로 칠한 목기가 유명하였다. 동쪽인 산청 쪽에는 뭐가 나오는가? 약초이다. 지리산 산청쪽 봉우리들은 반음반양(半陰半陽)의 기후조건에 해당한다. 약간 응달이 졌다가 해가 비치기도 하는 방향인 것이다. 이
반도체는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업종이 되었다. 미중의 패권경쟁도 반도체에서 판가름이 나는 형국이 되었다. 한국은 이 반도체 산업에서 우위에 있는 나라가 되었기 때문에 21세기 다른 나라에 꿇리지 않는 나라가 될수 있다. 역대 예언자들이 한국의 운세를 어변성룡(魚變成龍)이라고 예언하였는데, 그 핵심 단초는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까 반도체였다. 반도체가 한국을 龍으로 만들어주는 단약(丹藥)이자 불사약(不死藥)이었던 것이다. 한국 반도체 업종의 대표는 삼성이다. 삼성의 창업자 이병철. 그 이병철 밑에는 함양 서상면 출신의 박도사가 있었다
이름도 없고, 주민등록도 없고, 호적도 없었던 박대양 진인. 거의 고아로 살다시피하고 오직 설악산에서 스승의 무술 지도를 받고 이 거친 세상에 내려왔으니 그 간난신고는 이루 말할수 없다. 공부라는게 몸공부도 있고, 마음 공부도 있지만, 세상 공부도 만만치 않은 것이다. 세상 공부야 말로 어려운 과정이다. 산에서 공부 어느 정도 한 도인들도 세상에 내려와서 자칫 하면 깨질수 있다. 돈에 걸리고, 사람에 걸리고, 주색에 걸리고, 정치적인 풍파에 걸려서 넘어진다. 사람 사는게 90%는 돈이다. 이 돈 때문에 거의 자빠진다. 자칫 하면 사
간첩으로 오인받아 공주 경찰서에 가서 조사를 받게 되었다. 일반 잡범 수준이 아니고 이북에서 남파한 간첩이 아닌가 하는 혐의를 받았다. 잡범과는 차원이 다른 조사이다. 우선 생년월시, 주민등록이 없었다. 호적은 있는가. 호적도 없었다. 어떻게 한국 사람이 호적이 없을수 있는가? 참으로 아리송 한 인물이었다. 호적이 없으니 더욱 의심받을 수밖에. 그런데 몸이 공중을 붕붕 날라다닌다는 신고는 접수한 상태였다. 차선책으로 이 친구 무술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테스트는 할 필요가 있었다. 상대는 공주경찰서에서 근무하던 무술 고단자 경관이
기천문의 박대양 진인. 그는 5세때부터 스승의 손에 이끌려 설악산에서 살았다. 산속에서 거의 구석기 시대 원시인처럼 살았던 박대양에게 속가의 어머니가 서울에서 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양양에 살고 있던 이모를 통해서였다. 피치못할 사정으로 어린아이를 언니에게 떠 맡기고 서울로 가서 식모살이를 했던 박대양의 어머니. 6.25 전쟁 직후는 한국사회가 난리 부르스였기 때문에 개인들의 삶은 각양 각색으로 박살난 상태였다. 산중의 굴속에서 16년 동안 생식을 하면서 스승인 원혜상인으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무술 연마에 집중했던 박대양은 이
제자가 스승을 알아보기는 어렵다. 바둑으로 치면 5급 정도 되는 아마추어가 어찌 프로바둑의 수를 알겠는가. 5급이 바둑 9단이 두는 수를 짐작이나 하겠는가. 제자는 스승을 보아도 알아 볼수 없다. 9단은 5급을 알아 볼수 있다. 그래서 스승이 제자를 찾으러 다니는 것이다. 어디에 쓸만한 자질을 갖춘 제자가 있는가 하고 말이다. 불가의 전강스님. 근래의 선지식 가운데 지혜제일 전강 이라는 평이 있을 정도로 전광석화 같은 지혜를 지녔던 도인이다. 많은 일화를 남긴 카리스마의 선지식이었다. 안수정등 화두가 있다. 낭떠러지에서 호랑이는 쫒
스승,돈,암자,친구. 이 4가지를 한문으로 법재지려(法財地侶)라고 한다. 도사가 되려면 이 4가지 조건을 갖춰야 한다. 어느 하나가 빠지면 도사되기 힘들다. 모든 일에는 ‘아구’가 맞아야 하는 것이다. 이 세계도 마찬가지이다. 법은 스승이다. 스승이 없이 자기 혼자 도 닦다가가는 나이롱으로 빠진다. 샛길로 빠지는 것이다. 스승은 캄캄한 밤길을 갈 때 길을 비춰주는 등불의 역할을 한다. 캄캄한 밤길 정도가 아니라 그 보다 훨씬 더 난이도가 높은 심연을 지나가야 할 때도 있다. 깊은 어둠이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심연(深淵). 이 깊은
신통력은 접신에서 나오고, 접신은 그 사람의 그릇에 따라 신격(神格)에 차이가 난다. 플라이급 신이 들어오느냐, 미들급 신이 들어오느냐에 따라 능력이 차이가 난다. 전공도 차이가 난다. 사업가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잘 예측해 주는 접신이 있고, 난치병을 치료해 주는 접신이 있다. 들어온 신에 따라서 병과가 각기 다른 것이다. 공병대도 있고, 포병도 있고, 병참도 있는 셈이다. 대만의 국사를 지냈던 남회근 선생은 이 신통을 5가지 종류로 나누어 이야기 하고 있다. 먼저 보통(報通)이 있다. 여기에서 報는 불교에서 말하는 과보(果報)의
사람들은 도사에게 무엇을 기대하는가? 신통력이다. 상식을 벗어나는 파워가 바로 신통력이다. 신통력(神通力)이라는 명칭 자체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신(神)과 통해서 생기는 힘이 신통력이다. 신이 없으면 생길수 없는 힘이라는 사실을 추론해 낼수 있다. 신이 있다는 것을 전제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러한 비상식적인 능력이 어디서 왔단 말인가? 신통력의 종류를 분류해 보면 여러 가지이다. 우선 예지력이다. 앞일을 내다보는 힘이다. 그 다음에는 병을 고치는 치병(治病) 능력이다. 보통 의사가 못 고치는 난치병을 고쳐줄 때 보통 사람은 감동한
지리산 도사 탄수(灘叟)는 왜정시대에 아들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일본사람 머슴이 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일본 놈들 세운 학교에 다닐 필요 없다”. 그러나 셋째 아들은 학교에 보냈다. “왜 셋째는 학교에 보냅니까?” “개가 졸업 할때가 되면 일본 세상은 끝나 있을 것이다!” 셋째 아들은 왜정때 학교를 다녔다. 졸업을 하였으나 일본 징용을 끌려가게 되었다. 그 시점이 1945년 8월 14일 이었다고 한다. “아니. 일본 세상은 끝난다고 했는데, 저 아들은 왜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가게 되는 거지?” 탄수의 그동안 몇가지 예언이
도사가 되는데 있어서 중요한 요소가 그 터이다. 어떤 장소에서 공부를 하느냐이다. 아무데서나 도 닦는다고 닦어지는게 아니다. 장소가 주는 힘이 크게 작용한다. 불가의 승려들도 암자터나 수행터를 중시한다. 자기에게 맞는 토굴터를 하나 찾는데 20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만큼 자기에게 맞는 터를 구한다는게 쉬운 문제가 아니다. 80년대에 대둔산 태고사(太古寺)에 가면 도천 노장 스님이 살았다. 대둔산은 바위가 험하게 솟은 악산이다. 그래서 계백장군이 이끌었던 백제 최후의 결사대가 황산벌 전투에서 밀리자 마지막으로 몰렸던 계곡이 대둔산의
출신성분이라는 게 있다. 아무나 도사 되는게 아니다. 도사가 되는 길에 있어서도 출신성분이라는 게 어느 정도 있다는 말이다. 모든 사건과 이벤트에는 그 어떤 경향성이 있기 마련이고, 도사라고 하는 일반인이 가지 않는 특수한 길에 접어드는 사람도 그 어떤 경향성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 출신성분은 무엇인가? 조실부모(早失父母) 인생파탄(人生破綻)이라 정의할 수 있겠다. 부모가 일찍 죽는다는 조건이 그것이다. 부모가 빨리 죽으면 고아가 된다. 부모가 없으면 보통 불행하다고 본다. 부모로부터의 양육을 받지 못하고 교육도 못 받고, 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