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콘텐츠 기업 직격탄…투자 호황 AI도 고용은 제자리
벤처 투자가 전년 대비 확대됐음에도 불구하고 스타트업 업계에선 입사자보다 퇴사자가 많은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호황을 누렸던 교육․콘텐츠 분야가 고용 인력을 급격히 줄인데다, 많은 투자를 유치한 인공지능(AI) 등도 뚜렷하게 채용을 늘리지 않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6일 더브이씨가 국민연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 유치 이력이 있는 국내 스타트업․중소기업의 입사자 수는 9만2808명으로 전년 대비 19.4% 감소했다. 반면 퇴사자는 9만2676명으로 전년 대비 8.4% 늘었다.
이어 올해 상반기(1~6월)에는 입사자 4만5348명, 퇴사자 4만5452명을 기록해 퇴사자 수자 입사자를 앞질렀다. 이는 해당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중소기업의 전체 고용규모도 전년보다 1.2% 감소한 18만482명으로 집계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벤처투자회사 등의 신규 투자는 2조6754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9% 증가했으나, 스타트업 고용은 여전히 위축 중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더브이씨는 “퇴사자 수의 증가보다 입사자의 감소가 순고용 감소의 주된 원인이었다”라며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한 스타트업들이 신규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특수’를 누리던 분야엔 고용 한파가 닥쳤다.
교육 분야 스타트업의 경우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고용이 5.8% 감소했었는데, 올해는 더욱 채용인력을 줄여 전년대비 인력이 9.2% 줄었다. 코텐츠 분야는 8.6%, 패션은 7.7% 감소했다. 부동산도 7.4% 줄었다.
반면 유아 분야 스타트업의 인력은 10.9% 늘어 가장 증가 폭이 컸고, 2위인 반도체․디스플레이 고용은 5.3% 늘었다.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주목 받으면서 대규모 금액을 유치한 AI의 고용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중기부가 지난달 발표한 ‘국내 딥테크 스타트업 투자 동향 분석’에 따르면 AI 분야 상반기 투자액(2700억원)은 지난해 동기 대비 447%나 급증했다.
그러나 AI 스타트업들이 고용하는 인력은 지난해 1만4919명, 올해 1만4912명으로 사실상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더브이씨 측은 AI 분야 고용에 대해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2016년 이후 39개 기술분야 중 가장 큰 폭으로 고용 비중이 늘어난 기술 분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