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수 교수, HDI CEO 하계포럼서 ‘인구변화와 미래기회’ 강연

전영수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강원도 강릉시 세인트존스 호텔에서 열린 HDI CEO 하계 포럼에서 ‘인구 변화와 미래 기회’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혜준기자
전영수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가 8일 강원도 강릉시 세인트존스 호텔에서 열린 HDI CEO 하계 포럼에서 ‘인구 변화와 미래 기회’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혜준기자

“최근의 고령화 추세를 두고 소비시장이 엄청난 규모로 축소될 것이란 우려가 있습니다. 그러나 눈높이를 올려보면 지금껏 없었던 65세 이상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겁니다.”

전영수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8일 강원도 강릉시 세인트존스 호텔에서 열린 HDI CEO 하계 포럼에서 ‘인구 변화와 미래 기회’ 강연을 통해 한국 사회의 고령화·출산율 감소가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먼저 그는 한국 경제가 유례없는 분기점에 서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한국은 선진국을 추격하던 ‘패스트 팔로워’로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룩했으나, 벤치마킹 대상이 사라지면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또한 선진국들의 공통적인 특징인 저성장·재정난에 최저 수준의 출산율 등 급격한 인구 변화까지 맞이했단 진단이다.

전 교수는 “한국이 지속가능한 신자본주의로 성장할지,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추락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지는 인구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의 출산율은 역대 최고치 6.5명에서 지난해 0.72명으로 급감했고, 출산아는 지난해 기준 23만명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는 인구 유지선으로 불리는 2.1 이하인 것은 물론, 유럽 1.5명, 아시아 1.9명, 북미 1.6명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치다.

전 교수는 ‘인구병’이 한국 사회의 특징이 되고 있다고도 했다. 줄어드는 인구가 수도권으로 계속 이동한 결과 초저출산이 도래했고, 인구 유출이 세원감소와 재정부담, 다시 인구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됐단 설명이다.

또한 정부가 낙관적으로 가정한 인구추계보다 훨씬 빨리 출산율이 급감하고 있음을 들며 “향후 50년 추계 전망에서 모든 것이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이런 급격한 인구 변화가 동시에 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 모델은 아직까지도 제조, 수출, 대기업 중심의 고속성장 체제로, 이는 전형적인 선진국과는 거리가 있는 구조”라면서 “이제 이 체제는 노동공급 부족과 저성장, 자본축적이란 벽을 만났다”고 했다.

이어 "이에 따라 인구 변화가 한국의 기존 경제 모델을 서비스, 내수, 유니콘 스타트업 위주의 선진국형 지속성장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 교수는 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중·단기적인 전략과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먼저 인구감소로 인한 노동부족을 벌충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령근로자의 정년연장, 생산현장 로봇 투입, 이민 확대, 후속세대 출산 반전 등을 제시했다.

이어 인구변화에 따른 초고령화 사회에서 창출될 새로운 비즈니스 수요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인공지능(AI) 기술혁신과 맞물려 수명연장·복지산업·기술혁신 분야의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이 나올 수 있고, 1700만명에 달하는 노년세대의 소비도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대표적인 블루오션 시장후보로는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높은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시니어주택 산업 등을 들었다. 아울러 60세 이상까지도 일을 계속하는 인구가 늘어날 만큼 노령층의 소비 능력 또한 계속해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 교수는 끝으로 “인구변화에 따라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수정하는 ‘뉴노멀’이 올 것”이라며 “기존의 가족에서 탈피한 1인가구, 수출 주도에서 내수 확대로 변해가는 시장에서 성장할 사업 아이템들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종남 인간개발연구원 회장은 “지금껏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장, 새로운 소비자들이 생겼다”라며 “경영자들은 이런 새로운 소비자들을 위한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고민할 때”라고 강연을 정리했다.

이날 강연을 맡은 전 교수는 서울시 인구변화대응·대개조위원회 위원,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전문위원 등을 역임한 인구 및 사회 전문가다. 저서로는 ‘인구감소 부의 대전환’, ‘인구소멸과 로컬리즘’, ‘대한민국 인구소비의 미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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