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법인, 매출 지속 성장…APP와 독점 유통계약도
넷제로에 맞춰 수소 레디 인증·친환경 제품으로 대응
전체 매출에서 해외매출이 대략 70%의 비중을 차지하는 경동나비엔이 ‘캐시카우’인 북미 다음 시장으로 영국을 점찍고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북미 콘덴싱온수기 시장에서 50%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2년 기준 콘덴싱보일러 시장에서도 31%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지난 19일 영국 배관·난방기기 전문 유통기업 ‘APP 홀세일’과 영국 시장 내 보일러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APP 홀세일은 잉글랜드와 스코들랜드 등의 지역에서 보일러, 라디에이터 등을 유통하고 있으며 영국에서 2000개 이상의 소비자 접점을 갖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APP 홀세일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24시간 이내에 영국 전역에 있는 설치업체에 보일러를 전달하는 신속 배송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보일러를 공급하는 등 소비자 접근성도 제고할 방침이다.
이같이 경동나비엔이 영국 시장 공략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 중 하나는 국내 대비 큰 시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보일러 시장은 연간 130만대 규모로 수년째 정체된 반면 영국은 170~180만대다. 또 올해 상반기 기준 영국 법인의 매출액은 109억원으로 경동나비엔의 해외 법인 중 5번째로 매출이 큰 곳이다.
영국법인의 매출은 2021년 57억원에서 2022년 49% 증가한 85억원, 지난해에는 154억원으로 81% 급성장했다.
경동나비엔은 유럽 진출의 전초기지로 2014년 영국에 법인을 설립하며 영국 시장에 진출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영국 보일러 시장 동향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영국의 보일러 수입 규모는 4억4089억달러로 세계 2위다. 주요 수입국은 독일, 터키, 이탈리아 등이며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84.4% 증가한 115만달러를 기록했다. 터키 다음으로 비EU 수입 대상국 중 2위에 달하는 수치로 3년동안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했다.
영국 가정용 보일러의 95%는 콘덴싱 제품이고 가스보일러는 85%를 차지하고 있다. 또 2500만 가구가 천연가스 중앙난방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영국 정부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같은 기간까지 도시가스 배관을 통해 수소 20%를 혼입한 가스를 공급할 수 있도록 관련 준비를 마치고 수소 20%가 혼입된 천연가스를 활용할 수 있는 콘덴싱보일러를 연간 150만대씩 보급해 나갈 예정이다.
경동나비엔은 영국 정부의 정책에 맞춰 ‘현지화 전략’으로 영국 시장을 공략했다. 경동나비엔은 영국에서 판매 중인 콘덴싱 가스보일러를 대상으로 2022년 이미 ‘수소 레디 인증’을 받았다. 해당 인증은 수소가 20% 혼입된 가스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제품에 주어지는 인증이다.
여기에 100% 수소를 연료로 활용하는 ‘수소 콘덴싱보일러’도 개발해 이를 시범 운영하는 수소마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100% 수소 가스 공급 시 현재의 콘덴싱보일러를 수소보일러로 전환할 수 있는 키트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영국 최대 규모의 난방·환기·에너지 기술 전시회 ‘인스톨러 쇼’에 4년 연속 참가하며 나비엔 콘덴싱 ON AI와 수소 콘덴싱보일러를 전시하기도 했다.
지난해 4월에는 영국에서 소형 평수에 적합하도록 설계된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를 출시했다. 이는 영국 정부가 넷제로 계획에 가스 요금을 대폭 올리는 정책을 포함하면서 친환경 보일러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자사가 APP 홀세일에 제품을 공급하면 APP 홀세일은 다시 전국의 설치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며 “유통 가능한 지역이 확대돼 배송 효율성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또 APP 홀세일은 익일 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자사 제품에 대한 영국 소비자의 접근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영국은 냉난방공조 분야에서 다양한 친환경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여기에 발맞춰 친환경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