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외 EV 성장 기대 이하…팰리세이드 이은 하이브리드 스펙 주목
전기자동차 시장에 또 다시 부정적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자동차의 유연한 라인업 대응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 하이브리드 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3일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량은 315만5000대, 2025년은 350만6000대다. 이는 이전 예상치인 330만8000대와 372만2000대보다 줄어든 수치다.
하락한 예상치는 최근 더 떨어지고 있는 전기차 판매량에 근거하고 있다. 올해 7월 누적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165만4000대로 전년 대비 0.3%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전체 자동차 판매 성장률 3.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유진투자증권은 "자동차 시장 전반의 약세 때문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선호도의 변화"가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하이브리드는 239만 대로 전년 대비 21.6% 성장률을 기록하며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7월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210만대로 전년 대비 18% 증가한 가운데 순수 전기차인 BEV는 84만 대로 6% 늘어나는데 그친 반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53만 대로 49%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화증권은 "7월에도 전기차 판매량은 중국만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은 기대치를 하회하고 있다"며 "특히 독일 BEV 판매량이 전년 대비 36% 감소하며 유럽의 역성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향 배터리 출하량은 7월 69GWh로 22% 늘었으며, 이중 중국은 42GWh로 전년 대비 32%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반면 유럽은 12GWh로 2% 감소했으며, 미국은 10GWh로 15% 증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소비자들을 변하게 만든 근본 원인은 주요 국가들의 전기차 확대 정책 후퇴 때문으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축소, 폐지, 강력한 EURO7 도입 연기에 이어 다수당인 EPP 와 독일 완성차업체들은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에 대한 일부 후퇴를 논의하고 있다"며 "이런 기조가 바뀌어야 유럽 전기차 시장의 진정한 턴어라운드가 시작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유럽은 현재의 전기차 업황 둔화가 고금리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며 "미국 대선 문제가 부각되기 전부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성장 둔화에 직면했었고, 더 깊숙이 보면 현재의 하이브리드 전성시대를 유도한 것은 바이든 정부의 하이브리드 중심의 연비규제 도입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이런 추세에 맞춰 지난달 28일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을 2030년까지 7종에서 14종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에서는 제네시스도 하이브리드를 적용할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특히 2.5L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 탑재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하이브리드 모델에 1.6L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탑재하고 있다. 이는 최고출력 245마력, 최대토크 37.4kgf·m로 나쁘지 않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지만, 하이브리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토요타의 2.5L 하이브리드에 대응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이다. 2.5L 가솔린 하이브리드 엔진은 300마력 이상의 출력을 보여줘 대형차에 어울리는 것으로 여겨진다.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양산될 것으로 알려진 신형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가 2.5L 가솔린과 2.5L 가솔린 하이브리드 등 2종으로 출시되고, 카니발 하이브리드 풀체인지 등 대형급 신차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제네시스도 같은 성능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 중에서도 SUV 인기 모델인 GV80이 하이브리드로 출시될 것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GV60이나 세단라인인 G70 등 하위 라인도 하이브리드로 출시될지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네시스의 선전이 지속되고 있기에, 다양한 하이브리드 라인 출시를 통해 최근 줄어든 판매량 반등을 노려볼 수 있다. 제네시스 브랜드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만 22만5189대를 판매했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2020년 연간 10만 대 돌파 후 3년 연속 20만 대를 돌파하고 있다.
SK증권은 "전세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기 때문에, 아직 미국과 유럽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장은 본격적으로 개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유럽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기차 붐에 맞춰서 성장했지만, 전기차보다 먼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면서 이제는 정체기에 들어가 있으며, 미국에서는 아직 시장이 열리지도 않은 상황이다"고 말했다.
LS증권은 "10월 가동 오픈 예정인 HMGMA에서도 전기차/하이브리드 혼류 생산 예정이다"며 "이를 통해 하이브리드 북미 판매량 역시 2024년 17만 대에서 2028년 69만 대까지 확대"될 것이라 전망했다.
현대차는 시장 변화에 맞춰 투자 규모도 조정했다.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2023년 109조4000억원 대비 10% 증액된 120조5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전기차 수요 감소 기간에서의 전동화 전환 위한 R&D 투자에만 7조1000억원을 늘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