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삼양식품 국내 공장 증설로 대응
오뚜기·팔도 해외서 현지화 수요 확보

신라면을 즐기는 글로벌 소비자들. 사진/농심
신라면을 즐기는 글로벌 소비자들. 사진/농심

올해 상반기 약 6억달러를 수출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라면업계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공장증설을 계속하고 있어 그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첫 6개월간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2.3% 증가한 5억9000만달러(약 8000억원)로 집계됐다. 미국과 중국·유럽 시장에서 모두 누적 수출액 1억달러를 넘겼으며, 특히 미국은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준으로 나타나 한국 라면의 인기가 높다. 

농심은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부산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생산량이 5억개에 달하는 녹산 수출전용공장 건설에 나섰다. 오는 2026년 상반기까지 완공할 예정인 녹산공장은 기존 부산공장과 함께 연간 수출용 라면 10억개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그간 농심은 중국과 미국 등에 공장을 짓고 미국의 경우 제3공장 증설까지 검토하는 등 해외 위주로 공장 운영이 집중됐다. 지난해 농심의 라면 매출은 2조6798억원으로 해외 매출은 약 44%를 차지한다.

또한 상반기 기준 농심 라면의 해외 매출은 1287억원인데 여기에 해외 법인에서 판매되는 현지 내수 매출이 추가돼야 전체 해외 매출이 나온다. 지난해 동기간 매출(1054억원)이나 올해 성장세 등을 고려하면 최소한 5000억원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녹산공장 신축은 유럽과 남미·오세아니아 등 신규 시장 물량까지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농심의 해외 매출은 여전히 성장세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녹산공장의 경우 기존 공장과 달리 농심이 집중하는 유럽 시장 공략에 주로 활용될 예정이다. 

농심의 국내 라면 공장 가동률은 평균 69.7% 수준이다. 해외 사업소의 경우 라면이 주력인 사업소를 기준으로 하면 ▲심양농심 26.3% ▲상해농심 45.8% ▲농심아메리카 63.3% 등이다. 농심 관계자는 "인력 수급이나 유지설비 등 요인이 있어 사실상 공장가동률 60~70% 정도를 기본으로 보면 된다"며 "공장마다 효율적인 가동률이 다른 경우가 있고 심양 공장의 경우 최근 유통 구조를 바꾸면서 일시적으로 가동률이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닭볶음면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의 경우 올해 상반기 밀양2공장 증설에 착수했다. 오는 2025년 상반기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생산량 5억6000만개의 2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공장을 합해 연간 라면 24억개를 생산 가능하다. 

현재 삼양식품의 공장 가동률은 ▲원주공장 68.7% ▲익산공장 91.23% ▲밀양1공장 76.96% 수준이다. 익산공장을 제외하면 가동률이 80%에 못 미치지만 거의 최대 생산량에 맞춰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가동가능시간은 24시간을 기준으로 산출한 값이라 현재 가동률이 거의 풀가동 상태"라며 "그만큼 생산해도 물량이 부족해서 수출을 못 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삼양식품은 다른 라면 기업과 달리 수출 물량도 전량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기 기준 해외 매출은 6079억원으로 전체 라면 매출에서 81.7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높다.

국내 생산은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에 비하면 물류·인건비가 높지만, 반대로 한국산이라는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은 'K-푸드' 선두주자라는 느낌으로 브랜딩한 제품이라 한국의 맛을 전달하려면 국내애서 생산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며 "현지에서 생산하게 되면 원재료 등이 달라지는 만큼 (국내 생산분 대비)맛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강자로 꼽히지만 상대적으로 수출 실적이 약하다고 평가되는 오뚜기는 베트남과 뉴질랜드 등에 현지 공장을 확보했다. 상반기 오뚜기의 해외 매출은 165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9.52%에 그쳤다. 다만 베트남 법인의 경우 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시장을 겨냥해 할랄 인증을 준비하며 수출 확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팔도의 경우에도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펼치며 러시아와 베트남 등 해외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팔도는 상반기 베트남에 제2공장 증축하고 내년까지 생산라인 증설을 앞두고 있다. 현재 2공장의 라면 생산량은 연간 1억개지만 증설을 마치고 나면 제1공장까지 포함해 연간 라면 7억개를 현지 생산하게 된다. 

팔도 관계자는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은 크지 않고 대부분 러시아와 베트남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팔도의 러시아 자회사인 도시락루스와 KOYA 매출은 각각 3350억원과 790억원을 기록했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매출 796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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