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교육원장·경영학박사

"사랑하고 또 사랑합니다."

성직자가 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늘 이 말을 반복하는 기업인이 있다. 웅진그룹 윤석금 회장이다.

기업인 윤석금 회장의 창업과 경영스토리는 대하드라마 같다. 20대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세일즈맨으로 시작하여 사업자금을 모으고 출판사를 차려 성공신화를 창조하였다. 어린이 동화책을 비롯하여 수많은 기획물을 출시했고 이게 대박을 치면서 당시 출판업계 난공불락 1위인 동아출판사를 뛰어넘은 것이다.

우리나라 70, 80년대는 개도국 시절이었다. 나라도 가난했고 기업경영도 전통적 방식을 벗어나지 못했던 시절이다. '악착같이' 일하고 '독하게' 경영해야 살아남는 줄 알았다. 주5일 근무제는 상상도 못했고 '월화수목금금금' 이 미덕처럼 여겨졌다. 이런 시절에 회사의 경영철학을 '또또사랑' 으로 정하고 실천했으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웅진출판사가 급성장하고 계열사가 생기면서 웅진그룹으로 성장하여 우리나라 재계 순위 10위권에 도달하였다. 2세, 3세로 경영승계가 된 재벌기업을 빼면 창업자가 당대에 성장시킨 특별한 사례였다. 이때 국내외 경영학자와 컨설팅 회사들이 웅진그룹의 성장사를 연구하며 '또또사랑' 에 주목하였다.

전략이나 기술보다 특별한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이 우선이라는 것을 웅진이 입증한 것이다. 또또사랑의 대상은 여섯가지다.
첫째, 일에 대한 사랑
둘째, 도전에 대한 사랑
셋째, 변화에 대한 사랑
넷째, 사회에 대한 사랑 
다섯째, 조직에 대한 사랑 
여섯째, 고객에 대한 사랑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일하면서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간다는 의미가 핵심이다.

또또사랑이 진졍 위대한 힘을 발휘한 것은 '부활' 이다. 승승장구하던 웅진그룹은 건설 태양광 금융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다가 국제정세의 급변과 국제금융위기가 동시에 닥친 큰 파도에 휩쓸리면서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하였다. 그 어떤 기업도 헤쳐나오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회사가 위기에 봉착하고 자금경색이 되니 검찰의 수사를 받게되었다. 비자금조성, 횡령등을 샅샅이 뒤지던 담당검사의 술회가 당시 언론에 보도되어 시중의 화제가 되었다. 
"기업비리 수사를 여러번 해봤지만 이번 경우는 너무 깨끗해서 제가 놀랐습니다"

기업이 검찰조사를 받게되면 퇴직자, 거래처, 경쟁사등에서 고발을 하거나 비리를 제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일도 일체 없었다. 그만큼 윤리경영, 정도경영을 해온 것이 이유겠지만 윤 회장은 '또또사랑' 덕분이라고 여기고 있다. 사랑의 힘이 가장 강하다는 것을 믿고 있는 것이다. 나도 한국기업사례연구학회 회장을 몇년 하면서 성공기업과 실패기업을 많이 살펴보았지만 웅진그룹처럼 부활한 경우는 찾기가 어렵다. 또또사랑의 힘으로 '부활' 한 웅진그룹은 지금 인공지능을 기반으로한 학습프로그램으로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

요즘 K기업가정신과 K매니지먼트가 국내외 경영학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세계 최빈국에서 단기간에 선진국으로 진입한 것은 국가지도자의 역량뿐만 아니라 기업의 힘이 중요하다는데 착안한 것이다. 한때 일본기업을 모방하고 미국기업을 따라하던 한국기업은 어떻게 강해진걸까? 한국기업의 뿌리는 무엇일까? 한국기업인의 경영철학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근면 성실함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한국기업의 강점을 찾기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홍익인간, 유교문화, 도전정신, 교육열, 협동성등이 모두 영향을 미쳤을 겄이다. 특히 후발국가들에게는 지금 한국기업의 성장이 최상의 벤치마킹 대상이다. 

또또사랑 경영은 인간존중이다. 인성과 인격존중이다. 상생과 공동번영이다. 요즘 전세계적 화두인 ESG를 이미 확실하게 담고 있다. 또또사랑 경영은 K기업가정신과 K매니지먼트의 우수사례로 손색이 없다. 대한민국의 번영과 기업의 발전은 많은 후발국가들에게는 복음이고 축복이다. 이들에게는 미국 유럽 일본 기업연구보다 한국기업연구가 더 소중하게 다가오고 있다. 한국형 기업가정신을 찾아 세계와 공유하는 것이 지금 우리의 시대적 사명일 것이다.

윤은기 경영학박사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 
중앙공무원교육원장(24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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