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발표될 '밸류업 지수' 포함 유력도 호재로

지난달 5일 이후 가장 무자비한 폭락장세가 펼쳐졌던 5일 증시에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맷집을 키운 SK텔레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지난달 5일 이후 가장 무자비한 폭락장세가 펼쳐졌던 5일 증시에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맷집을 키운 SK텔레콤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지난달 5일 이후 가장 무자비한 폭락장세가 펼쳐졌던 5일 증시에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맷집을 키운 SK텔레콤(SKT)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기 상황에 덜 민감해 증시에서 흔히 '경기방어주'로 분류되던 SKT는 인공지능(AI) 사업의 성장세와 한국거래소가 이달 중 발표할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투자 매력을 키우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SKT의 주가는 13.3% 상승했다. 큰 폭의 상승은 아니지만 그간 통신주들의 주가 변동이 극히 미미했던 점을 생각하면 기록적인 상승률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같은 기간(2023년 1월 2일~9월 4일) SKT 주가는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전날 국내 증시는 'R(Recession·경기침체)의 공포'가 재부각되며 폭락한 뉴욕증시의 한기에 코스피는 3%, 코스닥은 4%가 넘게 빠지는 폭락장이 연출됐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5위 종목들이 모두 하락했으나 SKT는 비록 강보합으로 거래를 마감했으나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는 등 놀라운 맷집을 자랑했다.

전날 SKT 주가를 방어한 투자 주체는 기관과 연기금 등이었다. 이들은 SKT 주식을 각각 82억원, 60억원어치 사들였다. 각각 코스피 순매수 규모 5위와 7위에 이름을 올렸다. SKT가 최근 증시에서 돋보이고 있는 이유는 기존 통신 매출 이외에도 AI 신사업에서의 매출 발생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점 때문으로 풀이된다.

SKT는 지난해부터 AI 기업으로의 도약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 1년간 AI 영역에 투자한 누적 금액은 3억달러(약 4009억원)에 이르며 올해도 생성형 AI에 3000억원 가량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올해 벌어들일 수익 가이던스(전망)로 600억원을 제시했다. 글로벌 통신사들과 협력을 통해 통신전용 LLM(거대언어모델)도 개발 중이다.

앞서 지난 7월 유영상 SKT 대표는 "지난 3년간 AI 피라미드 전략을 구체화했고 이제는 AI로 수익을 얻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때"라며 "AI 데이터센터(DC)를 비롯한 AI 신성장 사업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존 통신 사업의 AI 전환을 완성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단기적으로는 AI DC를 비롯한 AI 기업 간 거래(B2B), AI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등 신성장 사업 영역의 사업 모델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존 통신 사업의 AI 전환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AI DC 사업 분야에서 SKT는 최근 미국 데이터센터 통합 설루션 업체 스마트 글로벌 홀딩스(SGH)에 2억달러를 투자하고 AI 컴퓨팅·소프트웨어·액침 냉각 등 AI 인프라를 구성하고 있다.

B2B 영역에서는 AI 컨택센터(AICC)·에너지 설루션·비전 AI 등 핵심 사업 영역의 SK 그룹 내 시너지 강화와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 확대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B2C에서는 에이닷의 핵심 기능을 고도화해 이동통신·미디어·모빌리티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미래에셋증권 김수진 연구원은 "SKT는 우선 인프라 제공에 집중하고 있는데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AI 인프라를 판매할 목적으로 람다, SGH 등의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고 기술 제휴를 진행했다"며 "SGH는 1만대 이상의 GPU(그래픽처리장치) 클러스터 구축 능력을 가진 기업이고 람다는 GPU를 운영해 클라우드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기술력으로 B2B 사업부의 성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B2B 서비스와 B2C 서비스는 현재도 Use Case(이용 사례)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는데 그중에서 B2B는 AICC가 가장 먼저 자리 잡았고 B2C는 에이닷 플랫폼을 통해 선제적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T는 현재 B2B 분야에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생성형 AI 서비스를 개발해 주는 '엔터프라이즈 AI 마켓' 등으로 B2B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B2C에서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아이폰 음성 녹음 및 요약 서비스를 선보였다. 올해는 이달 에이닷 업데이트를 통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생성형 AI 기반 검색 서비스인 퍼플렉시티(Perplexity) 유료 서비스를 1년간 무료로 제공해 고객 락인(Lock in·고객이 상품·서비스를 이용 후 계속 사용하는 현상)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이달 중 한국거래소가 발표할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SKT가 포함될 확률이 높아진 점도 투자 매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수는 이원화돼 우수기업 지수와 유망기업 지수로 나오는데 SKT는 유망기업 지수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점쳐지고 있다.

유안타증권 고경범 연구원은 "유망종목 지수는 JPX Prime 150 지수와 유사한 지수 룰(Rule)을 채택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JPX Prime 지수는 자본 효율성 달성 측면을 가정해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이상 종목을 선정하지만 아직 시작점에 있는 국내 현실에서는 성장주나 최근 주가가 상승한 종목들이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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