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3종 출시로 반등 모멘텀 기대

사진/컴투스
사진/컴투스

글로벌 퍼블리셔로 거듭나겠다던 모바일 게임 명가 컴투스가 상반기 퍼블리싱 사업 부진을 딛고 하반기 반등을 위해 실탄을 장전했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컴투스는 지난달 19일 데브시스터즈 주식 40만주를 약 171억원에 매도했다. 지난 7월에는 두 차례에 걸쳐 데브시스터즈 주식 17만3904주를 매각해 약 109억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주식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총 280억원가량으로 남은 하반기 3종의 글로벌 퍼블리싱 신작 출시를 앞두고 반등 모멘텀으로 삼기 위해 자금을 수혈한 것으로 보인다.

자체 개발에 집중하던 컴투스가 글로벌 퍼블리셔로 변모하겠다고 나선 것은 올해 초다. 올해 1월 신작 쇼케이스에서 이주환 컴투스 제작총괄대표는 “우수한 글로벌 게임 개발사와의 협업을 강화해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자 한다”며 “다양하고 차별화된 IP(지식재산)를 발굴해 컴투스의 수식어에 ‘글로벌 탑 티어 퍼블리셔’라는 표현을 추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컴투스가 글로벌 퍼블리셔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 것은 기존 주력 사업의 매출 정체하면서부터다. 컴투스의 주력 사업인 모바일 게임 매출은 2021년 4851억원에서 2022년 4790억원으로 소폭 하락했다가 지난해 5454억원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으나 매출 비중은 73.7%로 2021년 86.8%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은 컴투스의 전체 매출에서 대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보이고 있는 사업군이다. 이에 따라 컴투스 입장에서는 새로운 캐시카우가 필요했고 기존의 퍼블리싱 역량에 기반해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을 새 먹거리로 점찍은 것으로 보인다.

게임 퍼블리싱 사업은 퍼블리싱 업체가 게임 개발사로부터 판권을 구매해 마케팅·홍보를 통해 게임을 흥행시켜 얻은 수익을 전부 가져가거나 계약을 통해 게임 개발사와 수익을 배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미 완성 단계에 접어든 게임이나 국내 대상으로는 해외에서 흥행한 게임 또는 검증된 게임을 가지고 와 서비스하기 때문에 매력도가 높다. 또 그간 컴투스는 자체 개발작을 모두 자체 퍼블리싱하며 퍼플리싱 역량을 입증해오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대작 온라인 게임 같은 경우 개발비가 200억~300억원가량 투입된다. 그렇다보니 사실 모바일 게임을 자체 개발해 자체 서비스하는 것이 조금 무리일 수 있다”며 “컴투스는 다수의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이미 노하우와 역량이 쌓여 있어 (글로벌 퍼블리싱 사업을 하기에) 역량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컴투스가 하반기 글로벌 퍼블리싱 신작 출시를 앞두고 실탄을 모으는 데는 올해 내놓은 퍼블리싱 신작의 저조한 실적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선보인 서브컬처 게임 ‘스타시드: 아스니아트리거’는 출시 초기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으나 현재는 순위권 밖이다. 방탄소년단 IP를 활용해 개발한 ‘BTS 쿠킹온: 타이니탄레스토랑’은 지난달 공개 직후 15개 국가에서 인기 톱5에 이름을 올렸으나 매출 순위 상위권에는 안착하지 못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현금성 자산은 줄고 차입금은 늘면서 끌어올 수 있는 현금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융기관예치금을 더한 컴투스의 올해 상반기 현금성 자산은 2298억원으로 지난해 말 3022억원보다 724억원 적다. 뿐만 아니라 차입금이 271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순차입금이 412억원으로 집계돼 무차입 경영 기조가 깨지게 됐다. 이는 차입금보다 현금성 자산이 약 1000억원 많았던 지난해 말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진행한 비용 효율화도 퍼블리싱 신작 출시를 위한 자금 마련 방안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4분기 컴투스는 미디어 계열사 위지웍스튜디오와 메타버스 계열사 컴투버스의 인력을 70% 이상 감축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위지웍스튜디오와 컴투버스가 각각 141억원,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연결 기준 적자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비용 효율화 기조에 컴투스는 올해 2분기 1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한편, 컴투스는 올해 4분기 스타시드: 아스니아 트리거와 프로스트펑크: 비욘드 더 아이스, 갓즈&데몬즈(가칭) 총 3종의 글로벌 퍼블리싱 신작을 출시한다.

컴투스 관계자는 “데브시스터즈 주식 매각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단순 매각”이라며 무차입 경영 기조에 대해서는 “기존작 및 신작 성과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루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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