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 본부장 "시장 순위 언제든 바뀔 수 있어"
"당장의 시장 점유율 경쟁에 매몰되기보다 투자자별로 다른 자산관리 수요를 꼼꼼히 파악하고 각각의 상황에 적합한 상품을 공급해 선택과 신뢰를 얻는 것에 집중하고 싶습니다"
◆ "자주국방이 세계적 추세…K-방산 더욱 주목받을 것"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한화금융센터에서 만난 한화자산운용 금정섭 ETF사업본부장은 "PLUS(플러스) ETF(상장지수펀드)를 사면 성과가 난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 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ETF는 국내 방위산업 대표 기업에 투자하는 유일한 상품으로 이달 1일 기준 연초 이후 수익률이 50.22%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상장 ETF 중 수익률 상위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의 대표 상품이자 현재도 투자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다.
금 본부장은 "방산주가 시장에서 주목받은 건 최근 1~2년 사이 일인데 유럽을 중심으로 방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가성비와 적기 납품 측면에서 K-방산이 높은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산업종의 밸류에이션은 수익성으로 결정되는데 내수방산 매출증가와 고수익의 해외 수출이 늘어나고 있어 K-방산의 구조적 성장이 본격화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국내 방산 기업들은 폴란드, 중동 등에 대규모로 무기를 수출하면서 연일 수주 계약 축포를 터뜨리고 있다.
금 본부장은 "전차, 자주포 등 재래식 무기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K-방산 기업들의 성장성이 돋보이는데 지난해 대표 방위산업 5개사의 수주 잔고는 75조원을 기록하면서 2016년 18조원 대비 4배가 넘게 증가했다"며 “올해는 100조원 넘으며 연평균 18%씩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내수 방산의 마진율은 평균 약 3.5%수준으로 높은 마진을 확보하기 어렵지만 해외수주의 경우 이윤의 상한이 없어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확보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자주국방 관련 글로벌 방산 수요가 늘어난 상황에서 그 수요가 재래식 무기와 연계돼 있고 재래식 무기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국가가 몇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내 방산 기업을 향한 관심도는 더 커지고 있다.
금 본부장은 "재래식 무기를 단기간내 납품할 수 있는 대량생산체계와 적기 공급능력을 보유한 나라는 현재 한국이 유일하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중동 갈등으로 이어지는 신냉전체제와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자주국방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시기를 맞아 K-방산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중동을 중심으로 수출국가가 다변화되고 있으며 미 해군함정 MRO(유지·정비·보수) 사업도 최초로 수주하는 등 K-방산이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배당주는 투자의 핵심…국내 증시 신뢰 회복에 배당주가 큰 역할"
금 본부장이 한화자산운용의 ETF 가운데서 가장 애착을 가진 상품은 'PLUS 고배당주' ETF다.
그는 "국내든, 해외든 투자자들은 해당 국가의 대표 지수와 더불어 배당주를 핵심으로 가져가야 한다"며 "증시가 선진화될수록 주가 수익률에서 자본 차익보다 배당의 비중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금 본부장은 미국 대표 배당 성장 ETF인 일명 '슈드(SCHD·Schwab US Dividend Equity ETF)'와 PLUS 고배당주 ETF를 비교 예시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 말 기준 PLUS 고배당주 ETF의 배당수익률은 연 5.9%, 슈드의 배당수익률은 연 3.5%"라며 "고배당주 ETF가 배당수익률이 높은 고배당 주식에 투자하는 반면 슈드는 배당수익률보다 배당성장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투자자들이 흔히 오해하는 '국내 주식은 배당 성장을 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편견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PLUS 고배당주의 배당성장률은 슈드의 배당성장률을 앞서고 있다.
금 본부장은 "슈드의 배당성장률은 11.5%, PLUS 고배당주의 배당성장률은 12%다"라며 "흔히들 배당 성장률이 미국이 더 높다고 생각해 슈드에 투자하는데 PLUS 고배당주 ETF가 배당수익률과 배당성장률 모두 슈드를 앞서기 때문에 굳이 배당주 투자를 해외 상품으로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국내 증시에서 배당주의 레벨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금 본부장은 "PLUS 고배당주 ETF의 상장 후 수익률은 120%로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록 중이고 지난해에는 슈드보다 10%포인트 이상 수익률이 높았다"며 "국내 투자자의 경우 원화 월배당이 가능한 PLUS 고배당주를 일부 편입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 "투자자들의 선택만 받는다면 시장 순위는 언제든 바뀔 수 있어"
지난 7월 23일 한화자산운용은 ETF 브랜드명을 기존 'ARIRANG'에서 'PLUS'로 바꾸고 본격적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금 본부장은 "브랜드 변경은 단기간에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브랜드명 변경은) 비즈니스를 장기적으로 끌고 나가기 위한 첫걸음이며 앞으로 많은 상품을 내며 투자자들과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무리한 규모 경쟁에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또한 자산운용사는 투자자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는 매력적인 상품을 출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도 한화자산운용의 ▲PLUS 미국테크TOP10 레버리지(합성) ETF ▲PLUS K방산 ETF ▲PLUS 고배당주 ETF ▲PLUS 미국테크TOP10 ETF ▲PLUS 미국대체투자Top10 ETF 등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상위 5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금 본부장은 "좋은 상품을 제공해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게 된다면 시장 내 순위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며 "해외 투자 ETF 라인업을 보강하고 월배당 상품 역시 다양하게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