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사로 출발 그룹 시너지 회사로…"신사업으로 능력 입증"
최근 인공지능(AI)기술을 접목한 로봇 기술이 산업 전 영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시멘트를 비롯한 건자재 중심 사업을 영위하던 삼표그룹도 오너 3세 정대현 부회장의 개인 회사 에스피앤모빌리티가 영위하는 자동 주차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정 부회장이 직접 신사업을 주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신성장 동력을 발굴,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10일 삼표에 따르면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세운 계열사로, 자동 주차로봇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정 부회장이 지분율 6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에스피앤모빌리티의 전신이자 자동 로봇 주차 전문 스타트업 ‘셈페르엠’이 40%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자동 주차로봇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셈페르엠’과의 합작 법인이다. 셈페르엠은 2017년부터 태국과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시장에서 자동 주차로봇 시스템인 ‘엠피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정 부회장은 에스피앤모빌리티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경영 승계 정당성도 쌓을 수도 있다. 2005년 삼표그룹에 입사해 약 20년째 경영 수업을 밟고 있는 정 부회장은 2018년 1월 삼표시멘트 대표로 취임했으나, 약 1년 만인 2019년 3월 대표에서 물러나 사내이사로만 남았다.
더불어 삼표그룹은 전통 제조업을 영위하는 터라 성장에 성장이 미미하다. 전방산업인 건설업황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정 부회장이 주도하는 자동 주차로봇 사업으로 매출 다변화가 이뤄진다면 외부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된다.
또 삼표그룹사와의 시너지 역시 기대할 수 있다.
삼표그룹은 에스피성수피에프브이와 에스피에스테이트 등 부동산 개발과 임대, 관리업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회사들이 건물을 지을 때 에스피앤모빌리티가 주차장 설치와 관련해 일감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삼표그룹이 다수의 건설사로 원자재를 납품하며 오랜 기간 협력 관계를 맺어 왔다는 점도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표그룹은 계열사인 에스피앤모빌리티를 통해 주차 과정에서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 기계식 주차장을 대체한다는 목표다. 이 로봇 역시 인간의 부주의에서 오는 사고를 막아준다.
특히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셈페르엠이 그동안 부진했던 국내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셈페르엠은 전체 매출의 95% 이상을 해외에서 벌어드렸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존재감을 크게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들이 로봇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단순 반복적인 작업에서는 로봇이 사람보다 효율적이다. 또 사람의 경우 피로와 주의 산만 등 변수가 있지만 로봇은 이같은 변수를 배제할 수 있어 품질과 안정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인력을 고용하는 것보다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시장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모도 인텔리전스와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로봇 시장은 2022년 390억달러(53조원)에서 관련 수요 증가에 따라 2026년에는 741억달러(1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